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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공부방
‘쓸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강좌후기 수원이주민센터 사무국장 최수정
다산인권센터의 가을공부방에 대한 홍보물을 보고는 ‘한번 가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수미 전 의원은 올해 초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진행한 필리버스터로 유명한데, 강연 제목에도 ‘필리버스터에서 못 다한
이야기’ 라고 되어 있어서 그때의 생생했던 현장과 뒷이야기를 좀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흥미가 생겼던
것이다. 원래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뒷담화가 더 재미있는 법이니까.
은수미 전 의원은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준비한 강연을 이어나갔다.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일부의 빈곤은
전체의 번영을 위태롭게 한다’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1944년의 필라델피아 선언을 시작으로 세계 인권선언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까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에 대해 천명한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본 원칙이 지금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자본의 이익 앞에서 얼마나 힘없이 무너져 버렸는지 그리고 무너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얼마 전 사회적 공분을 샀던 구의역 사고는 연간 2,000여명이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나라
에서, 위험의 외주화가 관행이 되어 버린 나라에서는 그리 놀라운 사건도 아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연간 2,000명
이라니, 하루에 5명 이상이 산재로 매일같이 죽어나가는 데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사회라니, 오히려 그 숫자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30대 청년들이 나서야 한다, 불온해져야
한다고 하는데, 먹고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기만 하는 이 사회에서, 청년층에게 더욱 잔인해지기만 하는 이 사회에서,
이제 청년층이라기보다는 기성세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여러가지 고민
들이 머릿속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 함께 한 청년들이 반가웠다. 그들의 질문이 반가웠다.
어느 한 고등학생은 친구들은 다 공부하느라 바쁜데 혼자 이런 곳에 나와도 되나 싶다가도 세월호 집회에 나갈 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위 사람들한테 이해받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질문했다. ‘해야 한다’ 고 주어지는 것, 소위 평범한 것, 정상이라고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은 나의 욕구나 현실과
다른 실재하지 않는 허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래서 언제나 괴리가 존재한다. 모두가 그 괴리를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그게 정상이라고 믿으며 열심히 노력하면 그 괴리를 줄일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불가능을 쫓으며
살고 있다.
어쩌면 ‘야자’를 째고, 세월호 집회에 나가고, 이런 강연을 들으러 다니는 것은 그 불가능성을 쫓기보다 그 정상
이라는 삶의 모습이 허상임을, 그것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알아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은수미 전 의원의 답변과 상관없이 나는, 이제 그 학생은 그 불가능성을 폭로하는 일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나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길에 함께 하는 이들이 많았으면, 나도 그 중에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하게도 ‘나는 지금 내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나 방법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고민거리를 던져 준 강연이었다. 이는 강연자인 은수미 전 의원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의원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그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했다. 모두가 각자 또
같이 고민하면서 행동해나가야 하는 정답이 없는 문제, 혹은 끝이 없는 숙제 같다. 기대했던 필리버스터 뒷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머리 아픈 숙제만 안고 돌아가는, 왠지 낚인 기분이었지만 낚아 줘서 고마웠다!
파산, 이게 다 고등어 한 마리 때문이다 전 오마이뉴스 기자 박상규
모든 건 고등어 한 마리에서 시작됐다. 고등어보다 비싼 갈치였다면, 아니 그 고등어가 싱싱하고 살이라도 통통
했다면 덜 억울할까? 박준영 변호사와의 만남, 10년 다닌 언론사 퇴사를 앞둔 시점이었다. 박 변호사가 꼭 좀 보자고
했다. 사실 귀찮았지만, 승낙을 했다. 며칠 뒤 박 변호사에게 문자가 왔다. “박 기자님, 뭐 드실래요?” 나는 답장으로
“술 말고, 저녁 먹고 커피 한 잔 하시죠”라고 보냈다. 그에게 다시 문자가 왔다. “그래도 간단히 한잔 합시다. 육, 해, 공
중에서 뭐 좋아하세요?” 술을 아예 못하는 처지가 아니니, 더 빼면 예의가 아니었다. “‘해’요.” 메시지는 짧았지만,
기대는 컸다. 어쨌든 변호사 아닌가. 좋은 식당에서 꽤 맛있는 생선회를 그가 살 것이라 기대했다. 저녁 시간에 맞춰
그의 사무실로 갔다. 각종 소송 서류가 쌓인 책상 한 켠 휴대용 버너 위에는 고등어 두 마리가 누워 있었다. “고등어 좀
구워봐요. 제가 밥 퍼 올게요.” 얼떨결에 시키는 대로 고등어를 구웠다. 비쩍 마른 고등어였다. 그가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흰 쌀밥을 퍼왔다. 그때까지 나는 참 순진했다. 이렇게 밥을 먹고 2차를 좋은 곳으로 갈 줄 알았다.
이런 우라질. 박 변호사는 자리를 뜰 생각을 안 했다. 막걸리와 마른 오징어를 내왔다. 이게 2차였다!
술을 마시며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의 9할은 ‘김신혜’로 시작해 ‘김신혜’로 끝났다. 당시 박 변호사는
친부살해 혐의로 무기수가 된 김신혜씨의 재심을 추진하고 있었다. “일을 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돈을 많이 벌면서
공익 활동을 한다? 그게 거의 불가능해요. 약자를 위하는 일은, 자기를 희생하는 일이에요. 그들의 삶을 모르면서
어떻게 그들을 도와요?” 나도 취했다. 내가 “그래도 돈을 벌어야 먹고 살죠. 처자식도 있으면서...”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했다. 많이 취했나 보다. 내가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러자 그가 버럭
했다. “너나 걱정하세요! 조중동도 아니고 오마이뉴스 사표낸 기자가 웬 변호사 걱정? 한국에서 변호사는 어떻게든
먹고 삽니다.” 그래, 오지랖이 넓었다. 술 기운 탓인지, 이런저런 설명과 수식어 없이 물었다. “왜 김신혜를 도와요?”
“그 여자가 아버지를 안 죽였으니까! 안 죽였는데, 그 고생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사람 (감옥에서) 꺼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변호사는 그런 일 하는 사람이에요!”
그날 이후 박 변호사와 2년을 함께 지냈다. 약속한 일도, 계획하고 시작한 일도 아니었다. 우린 김신혜를 시작으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까지 추진했다. 하다 보니 그리 됐다.
법원은 세 사건 모두 재심을 결정하거나 확정했다. 특히 뒤 두 사건은 곧 결론이 나온다. 무죄가 확실한 사건이다.
이렇게 지내는 동안 박준영 변호사는 파산 직전까지 갔다. 나도 퇴직금과 마이너스 대출 2000만원을 모두 소진했다.
그의 의뢰인은 누명을 벗고 있지만, 우리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변호사의 역할을 다 하다가 그렇게 됐다. 이게 다
고등어 한 머리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날 박 변호사가 내 기대대로 좋은 횟집으로 갔다면, 변호사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그럴듯한 말로 포장을 했다면, 나는 아마 그와 함께 하지 않았을 거다. 고등어는 볼품 없었지만, 거기에서
박준영 변호사의 진정성이 보였다. 그 진정성이 다른 이들의 눈에도 보였나보다. 박 변호사와 함께 진행한
스토리펀딩 기획 ‘하나도 거룩하지 않은 파산 변호사’ 기획에 수많은 시민이 수억 원을 모아줬다. 잔기술, 유명세,
그럴 듯한 포장에 기댔다면 이룩하지 못할 성과다.
11월 11일부터 박 변호사와 ‘파산 콘서트’를 진행한다.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한 답례 행사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비쩍 마른 고등어 한 마리가 만선의 배로 바뀐 놀라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성
가득한 솔직한 이야기, 그래서 오늘날 듣기 어려운 희귀한 이야기 말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미리 경고하는데,
그의 진정성에 너무 반하지 마시길. 그처럼, 나처럼 파산할 수 있으니까.
이렇게 활동했습니다 [2016년 8,9,10월]
메갈리아와 여성혐오 논쟁을 되짚어본 점심수다회 모임
지난 7월 한 여성 성우가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고용되었던 게임
회사에서 해고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메갈리아와 여성혐오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었습니다. 8월29일 다산은 회원들과 지역의 활동가들을 초대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름하야 ‘점심수다회’. “미러링은 저항이다. 원본에 대한 문제제기가 우선이다. 혐오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봤을 때 다수자인 남성에 대한 혐오라는 것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저항을 짓누르는 시도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등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다산에서는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점심수다회’ 등의
방식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3차 청문회
9월2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 다녀왔습니다. 역시나 주요 증인들은 거의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구조와 관계없는 곳에 공기를 주입하는 시늉을 하고 사복경찰을 동원해 유가족들을 감시했던 것이
청문회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수원지역에서는 좀 더 조속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9월 5일과 22일
국회의원(김영진 의원, 박광온 의원) 간담회를 시민사회단체들과 김의원과 박의원 모두 “가족, 특조위 등 같이 모여
협의체 방법으로 진실규명, 선체인양과 조사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 참관
아샤 활동가가 지난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인권이사회 33차 정기회의 참관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바스쿳 툰작 UN 유해물질 및 폐기물 처리 관련 인권특별보고관은 발표에서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회의 기간 중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와 부대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일상을 바꾸는 시민교육
민주시민교육에 관심 있는 개인과 단체들의 자발적 모임인 ‘일상을 바꾸는 시민교육’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9월 26일 조명자 시위원과 함께한 간담회 자리에서는 향후 재정될 수원시 시민교육 조례가 어떤 가치와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11월부터는 ‘원시민 표류기’라는 제목으로 시범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해
봅니다.
고 백남기 농민 추모 수원역 분향소 설치
작년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317일 간 사경을 헤매셨던 백남기 어르신이 9월 25일 돌아가셨습니다.
사망의 원인이 너무나도 분명한데도 경찰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야 한다며 억지를 부렸습니다. 이에 수원지역
에서는 지난 10월 6일 부터 수원역 롯데리아 앞에 분향소를 설치, 시민들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이 죽음에 대한
정권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0월 20일에는 53개 인권단체들과 함께 부검반대, 국가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진행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최소한의 염치를 아는 존재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최대한 유족의
뜻을 존중하여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가을 인권공부방 진행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모시고 ‘필리버스터에서 못 다한 이야기- 쓸모 있는 자만 산다?’라는 주제로
가을 인권공부방을 진행했습니다. 은수미 전 의원은 “우리는 불온해져야 되며 그렇지 못하면 우리의 현실이 우리의
미래” 가 된다고 강조하면서 “모든 정치는 답이 아니며, ‘우리 시대’를 여는 정치가 답“이라는 이야기를 전하셨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가을 인권공부방을 잘 마쳤습니다. 더불어 겨울인권 공부방(엄기호 선생님의 ”인권, 사랑과
혁명의 언어)과 겨울 특강(정치 토크쇼)을 앞두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산인권센터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결산내역 [2016년 8,9월]
수입 지출
총계 30,946,643 총계 15,696,962
이월 전월이월 14,996,735
운
영
비
소계 1,328,332
경
상
수
입
CMS수입 11,689,900
경상운영비
대출이자
자동이체후원 380,000 관리비 419,900
특별후원 3,701,800 이사적립금 140,000
일반후원
일반운영비
정보통신비 477,310
사
업
수
입
일반사업 활동비 83,550
교육사업 사무관리비 170,000
재정사업 차량유지비 36,772
행사사업 기타 800
기
타
수
입
결산이자 2,806
인
건
비
소계 12,788,280
기타 급여 급여 12,430,380
차입금 175,400
복리후생비
식대 232,900
* 2개월분 내역이 합산된 수치입니다.
상여금
자원활동가지원비 125,000
기타
사
업
비
소계 1,580,350
경상사업비
우편발송비 229,390
인쇄비
기타
일반사업비
교육사업비
행사사업비
기획사업비 81,260
현안사업비 799,700
기타
연대사업비
분담금 60,000
후원금 410,000
기타
차월이월 15,249,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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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민주동문회 법무법인다산 삼성노동조합 ㈜한성정보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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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sal20161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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